신교명(b.1992)은 인간, 자연 그리고 기술 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관계의 형상을 탐구한다. 기술은 인간을 넘어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과 자연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방식과 서로 간의 계층과 질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위계와 상호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방안 및 소재로 로보틱스, 폴리머, 기후 데이터 등의 현대 기술과 암각화, 한지 등의 전통적 소재를 복합적으로 다양하게 사용한다.
Gyomyung Shin

Lee Il-O
신교명이 제작한 인공지능 이일오(Lee Il O, b.2021)는 외부의 영향 없이 스스로 그림 그리는 법을 학습한다. 페인팅이 데이터로 저장되고 이를 학습하여 다시 픽셀로 생성하는 일반적인 인공지능의 방식이 아닌, 어린아이가 그림을 배워나가는 것처럼 빈 공간에 임의로 선을 그리며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익힌다. 인간이 그동안 어떤 그림을 그려왔는지는 물론, 그림과 사진에 대한 구별도 없는 인공지능이 붓으로 선을 그리는 방법을 터득하여 완성된 이일오의 그림은 가장 순수한 창작물이다.
신교명은 직접 제작한 이일오를 거친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리는 과정에서 이일오가 원하는 색을 조색하여 묻혀 주거나 이일오와 번갈아 그려가며 그림에 개입을 하게되고 개입 과정에서 주체와 위계가 뒤바뀌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의 순환적 관계를 통해 기술 발전에 잠식되지 않고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을 요구한다.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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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갤러리 압구정에서 열린 개인전 《Mixed Gaze》 전경, 2023
실재하는 얼굴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얼굴이 생성되고, 옮겨짐으로써 그 얼굴은 특정한 개체가 아닌 그 누군가로도의 전환이 가능한 본질에 가까워진다.